
방법만 달랐을 뿐, 마음은 이루어졌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질문
기성 교회에서 오랫동안 사역했다.
교회를 사랑했고, 목회도 사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음 한구석에 계속 같은 질문이 남았다.
사람을 실제로 돕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현장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을까.
설교하고 기도하는 일도 중요했다. 하지만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 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인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었다.
그 고민은 조금씩 커졌다.
결국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되기로 했다
그래서 기성 교회 사역을 내려놓고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을 받았다.
장애인 돌봄 현장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교육을 받고 실습을 나갔다. 실습 기간 동안 한 선배 활동지원사와 함께 전신지체 장애인을 돌보게 되었다. 그분은 어느 교회를 섬기고 있는 권사님이었다.
자연스럽게 신앙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목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권사님은 조금 놀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목사님 마음이 참 귀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여기서만 쓰실 것 같지는 않네요. 목사님이 지금까지 해 오신 사역과 경험이 너무 많은데, 하나님께서 더 필요한 곳에 보내시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나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그저 감사했다.
뜻밖의 연락
실습을 마쳤고 자격증도 발급받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일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연락이 왔다.
아는 분이 병원 원목 채용 공고를 보고 연락을 주셨다.
"목사님 생각이 나서요. 한번 지원해 보시면 어떨까요?"
별 생각 없이 지원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대학병원 원목실에서 사역하고 있다.
방법만 달랐을 뿐
병실을 다니며 환자들을 만난다.
중환자실 앞에서 기도하는 가족들을 만난다.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만난다.
갑작스럽게 삶이 흔들린 사람들을 만난다.
돌아보면 나는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장으로 가고 싶었던 마음은 이루어진 것 같다.
방법만 달랐을 뿐이다.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
요즘도 종종 생각한다.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돌봄은 무엇일까.
아직 답은 찾지 못했다.
다만 오늘도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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