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건강한 사람이었는데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저 사람은 원래 건강했어요."
이번에도 그랬다.
50대 남성 환자였다.
곁에 있던 아내가 말했다.
"감기도 잘 안 걸리는 사람이에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요."
"병원 갈 일이 거의 없었어요."
아내의 말에는 당황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건강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은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분은 인쇄 디자인 일을 하고 있었다.
마감이 있으면 밤을 새우는 일도 잦았다.
야식도 자주 먹었다.
건강검진은 형식적으로 받았고 몸 관리는 특별히 하지 않았다.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
담배도 많이 피우는 편은 아니었다.
식사 후 전자담배를 피우는 정도라고 했다.
그렇게 살아도 별문제가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래서 건강은 앞으로도 계속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을까.
몸이 아프지 않으면 몸의 존재를 잊고 산다.
계단을 오를 수 있는 것이 당연하고,
숨을 쉬는 것이 당연하고,
잠을 자고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건강은 늘 곁에 있기 때문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공기처럼.
몸은 어느 날 말을 걸어온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상이 생겼다.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
어지러웠다.
구토도 나왔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폐에 문제가 발견되었다.
조직검사를 받았다.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내는 계속 말했다.
"늘 건강한 줄 알았어요."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사실 건강한 사람은 없다.
아직 병이 발견되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이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참고 살아간다.
침묵하는 시간도 길다.
그래서 우리는 괜찮다고 착각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아프고 나서야 건강을 생각할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자동차에 작은 경고등만 들어와도 정비소부터 찾는다.
휴대폰 배터리가 빨리 닳아도 신경을 쓴다.
집에 누수가 생기면 바로 사람을 부른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몸은 그렇지 않다.
피곤하면 쉬면 되겠지.
살이 찌면 나중에 운동하면 되겠지.
혈압이 높아도 아직 괜찮겠지.
몸이 보내는 신호를 우리는 너무 쉽게 무시한다.
건강은 지금까지 괜찮았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위에 서 있다.
하지만 병원은 매일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제까지 멀쩡했던 사람.
지난주까지 직장에 다니던 사람.
얼마 전까지 운동을 하던 사람.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되어 병원을 찾는다.
건강은 실력이 아니라 선물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한 가지를 배우게 된다.
건강은 실력이 아니다.
물론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도 해야 하고,
잠도 잘 자야 하고,
건강검진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병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건강은 관리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선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건강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놓였을 때 비로소 깨닫는다.
내가 매일 누리던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오늘의 질문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사람은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건강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건강은 있을 때는 보이지 않고,
사라질 것 같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누군가는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는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는 중환자실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 평범함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병원에서 배우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내 몸을 얼마나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또 하나.
건강할 때만 할 수 있는 준비를 나는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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