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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

목사가 왜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을 받으세요?

by iamyourlifeguardian 2026. 6. 11.

장애인 활동지원사

기성교회를 떠난 뒤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을 받았다.

교육장에 들어갔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목사님이 왜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을 받으세요?"

나도 웃으며 대답했지만 사실 나 스스로도 그 질문을 붙들고 있었다.

왜 나는 이곳에 와 있을까.


현장을 향한 첫걸음

오랫동안 목회자로 살았다.

설교를 했고, 성도들을 만났고, 병든 사람들을 찾아가 기도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음속에 하나의 질문이 자라기 시작했다.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 곁에서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그 질문이 점점 커졌다.

그래서 현장으로 가보고 싶었다.

사람을 실제로 돌보는 일이 무엇인지 직접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의 역할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일을 한다는 사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활동지원사를 단순히 장애인을 돕는 사람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식사를 돕기도 하고,

세면을 돕기도 하고,

옷을 갈아입는 일을 돕기도 한다.

병원 진료에 함께 가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돕기도 한다.

청소와 세탁 같은 일상생활을 지원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누군가의 하루가 가능하도록 돕는 사람.

그것이 장애인 활동지원사였다.


실습현장에서 장애인을 만나다

교육을 받을 때는 몰랐다.

실습을 나가고 나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흔히 독립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의 도움을 받는다.

아프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나이가 들면 누군가의 돌봄을 받는다.

사람은 원래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서로 기대어 살아간다.

장애인 활동지원 현장은 그 사실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이었다.


실습 현장에서 만난 장애인 당사자는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분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부모였고, 누군가의 친구였고,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가진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장애를 먼저 본다.

장애인을 만나면 장애부터 본다.

노인을 만나면 나이부터 본다.

환자를 만나면 질병부터 본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장애 이전에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었고,

싫어하는 것도 있었고,

하고 싶은 일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도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마음만으로 충분한가

교육을 받으며 또 하나 생각하게 된 것이 있다.

돌봄은 사랑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간이 필요하다.

체력이 필요하다.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준비가 필요하다.

좋은 마음이 있다고 해서 누군가를 제대로 돌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돌봄에도 공부가 필요했다.

돌봄에도 기술이 필요했다.

돌봄에도 훈련이 필요했다.


사람을 돕는다는 것

돌아보면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은 단순히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과정이 아니었다.

사람이 사람을 돌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배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람을 돕는 일이 무엇인지 배우고 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보험을 배우고,

생애설계를 공부하는 이유도 결국 같은 질문 때문이다.

사람은 왜 쉽게 무너지는가.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붙들어 줄 수 있는가.

장애인 활동지원사 교육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내가 걸어 들어갔던 첫 번째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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